환경, 생태계 & 역사

[스크랩] 임진왜란 발발 4년 전 유럽서 일어난 큰 해전

데루수 2016. 10. 4. 11:36

1592년 4월 30일에 작성된 이충무공의 장계에 의하면 "바다에서 적을 막지 못하여 적이 마음대로 상륙했으며 제대로 경상도 땅에서 성을 지키지 못해 나라가 이 모양 이 꼴이 되었다"라는 사견을 밝힌 대목이 있다.  사태를 정확히 파악했고 원인을 진실되게 기술한 내용이다.  


1592년 음력 4월 일본은 쓰시마와 이키 섬에서 대규모 전투병 수송 함대를 출발시킨다.  4월 13일에 이 함대는 부산 근처에서 발견되고 아무 저항없이 해운대와 부산포에 육군이 상륙하게 된다. 경상좌수영과 우수영은 경계도 없었고, 초전에 포기하고 전선을 깡그리 불태워 버린다.  일주일도 되지 않아 통영(사천?)에 있던 우수영 본영이 파괴되고 남해섬은 텅 빈 섬이 된다 (다 도망감).


남해 바다 건너는 여수다.  전라좌수영이 있던 곳이다.  적과 완충지대없이 대치하고 있던 충무공은 출격을 고민한다. 남해 사람들과는 연락도 안되고, 물길도 모르고...게다가 배는 30척 정도라 일본 해군이 겁 먹을 거 같지도 않고...  (4/30 장계에 잘 나와 있음).


왜 처음부터 충무공과 경상좌우수영 연합 함대가 통영이나 부산 쪽에서 어슬렁 거리지 않았을까?  지휘체계도 없이 함대를 왜 분산시켜놓고 각자 해역만 방어하게 놓아 두었을까?  막상 대규모 일본 선단이 도착하니 스스로 도미노처럼 무너지지 않았던가?  부산에서 막으면서 울산 쪽으로 적 함대를 밀었으면 승산이 있었을 텐데...  동해 파도와 바람이 그들의 배를 다 부셔 버렸을텐데...


이보다 약 4년 전 지구의 반대편 영국 남쪽 바다에선 완전히 상황이 다른 해전이 벌어졌다.



              스페인 함대의 갤리언.  


Ark-Royal-1587.jpg

                               1587년 건조된 영국 함대의 갤리언 Ark Royal 

                             (800 tons, 길이 103 ft, 너비 37 ft, 드래프트 16피트).


그 때 영국 해군의 수장은 세일링과 별 상관없던 귀족 출신 챠알스 하워드(Charles Howard)였고 부수장은 해적이자 어린 시절부터 세일러였던 프란시스 드레이크(Francis Drake)였다.  당시 엘리자베스 여왕은 자국내 모든 배를 다 모아서 영국에서 가장 뛰어난 세일러(해적 드레이크)가 이끄는 해군 함대를 만들어 놓고 세계 최강의 스페인 무적 함대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스페인 함대는 영국 남쪽 바다를 지나 동진하여 도버 해협 건너편 플랜더즈(현 벨기에 땅) 지방에 와 있던 스페인 육군을 태우고 영국 침공을 하기로 되어 있었다.  


함대가 구성되고 있다는 첩보를 들은 영국 왕실은 해군에게 스페인 함대를 영국 근처 바다에서 막아야 된다는 임무를 주고 경계를 하게 했다예상대로 영국 남쪽 바다에 초승달 모양의 편성을 한 스페인 함대가 나타나자 플리머스(Plymouth, 영국 남해안 중간에 위치한 항구)에 모여 있던 영국 해군은 바로 출격하여 빠른 기동성을 이용해 원거리 함포전으로 물고 늘어졌다.  하지만, 굳게 수비 위주로 편성된 함대에 치명상을 입히지 못하고 순풍에 동진하는 함대를 계속 따라가게 된다.  


Expeditionis Hispanorum in Angliam Map 4 by Robert Adams

1588년 영국 해군과 스페인 함대의 전투를 기록한 그림.  다른 시간대의 전투를 같은 지도에 그려 놓았다. 왼쪽 아래는 서풍에 영국 해군이 동진하는 스페인 함대를 추적하는 장면이고 오른쪽 중간은 바람이 북동풍으로 잠시 바뀌어 스페인 함대가 영국함대를 공격하는 장면이다.

사진:  NASA http://landsat.gsfc.nasa.gov/?p=7542


그러다가 일주일째 되는 날 화공전으로 도버 해협 근처 칼라스 지방에 앵커링하고 있던 함대를 흐트러 놓는 데 성공한다. 그 날 이후 뒷바람에 동쪽으로 100마일 떨어진 그레블린 지방까지 밀려간 스페인 갤리언 전투함을 쫒아가서 포 사격술의 우세를 이용해 아주 근거리에서 공격한다. 대부분의 전투함이 수심이 얕은 프랑스쪽 모래톱 해안으로 몰려서 몰살 당할 위기에 닥친 스페인 함대는 풍향이 바뀌어 가까스로 해안에서는 빠져나올 수 있었으나, 크루나 전투함들은 모두 체력 고갈, 전투력 상실 등 망가진 상태로 목숨만 부지한 상태였다고 한다.  게다가 일단 후퇴한 영국 해군이 도버 해협을 봉쇄해 버린 바람에 되돌아 가진 못하고 원래 목적은 포기한 채 스코틀랜드를 북쪽으로 돌아 에이레 섬을 지나서 후퇴하다가 폭풍과 파도, 추위와 식량 부족에 헤매면서 좌초되고 사로 잡히고 반 수의 배만 스페인으로 돌아가 공포의 해전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 후 스페인은 영국 해국과의 접전을 꺼리게 된다. 영국 왕실은 필요 이상 커진 해군 세력을 견제하기 위해 바다에서 돌아오지 못하게 바람에 1/2이 병에 걸려 죽는다.


이 해전에서 패한 스페인은 기세가 한풀 꺽기고 완벽하게 승한 영국은 해상 노략질을 더욱 일삼아 강대국으로 나가는 발판을 굳힌다.


참조: 위키피디어, BBC 프로그램 






출처 : 통영만 세일링 (Tongyeong Bay Sailing)
글쓴이 : 데루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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