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철인삼종경기를 통영서 보았다. 첫날 엘리트 선수들의 경기는 정말 신선했고 자극이 되었다. 하지만 뭔가 나와 맞지 않다는 생각이 한구석에 남았다. 수영은 Open water라고 하지만 실내 풀장과 크게 다름이 없이 부이를 띄어 놓고 두 바퀴 돌았으며, 같은 아스팔트 루트를 뺑뺑 도는 자전거 달리기와 달리기가 트랙 경기와 크게 다르지 않음을 보았다. 오프 와터 수영은 서로 기록을 내세우며 경쟁하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보지 않는다. 무엇보다 자연이 제공하는 환경에서 자연과 가깝게 수영을 즐기는 게 큰 매력이고, 자연적 요소인 바람, 파도, 조류, 해류, 수온 등에 적응하는 자세가 더욱 돋보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삼종 경기가 최근 급속히 인기를 얻고 있는 건 맞지만 그런 형태의 스포츠만을 고집할 필요는 전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몇년 전 잡지에서 본 수영과 달리기를 조합한 경기를 소개하고자 한다. 스웨덴에서 시작했던 거로 기억하고 주로 섬 사이를 수영하고 섬에 도착하면 그대로 달리기를 해서 다음 수영 장소로 이동하면서 기록을 보는 일종의 이종경기이다 (아래 기사 참조). 이름하여 Swimrum. 하지만, 종전의 이종 경기(Aquatics)와 다른 점은 오지를 통과하거나 경기복을 그대로 입고 달리고 수영하고를 반복하는 점이 특징이다. 둘이서 짝을 이루어 달리기도 한다. 이런 스포츠는 꼭 경쟁을 하면서 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그냥 방수/방풍되는 옷을 입고 혼자서 적당한 라우트를 정해 도전해 보는 것도 상당히 매력적이다. 그동안 중단했던 트레킹을 다시 시작해 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마음이 좀 설렌다. 2006년 이후 현재 영국에서 아주 인기있는 스포츠 이벤트로 퍼지고 있다고 한다.
수영을 하기 전 난 트레킹을 즐겼다. 그 때만 해도 산이나 들에 요즘 처럼 트랙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그냥 전자 지도보면서 하나씩 찾아서 만들어 가고 또 오고 싶은 길에는 썩은 나무 등으로 표시를 해 놓고 다니곤 했다. 주말에 가까운 산에 가면 보통 20~25km 트레킹을 하는 걸 목표로 했다. 도중에 내리막에선 뛸 때도 있었고, 가파른 오르막에선 기어다닐 때도 있었다. 그러다가 우연히 장거리 수영에 빠지게 되었는 데 한겨울 트레킹하면서 보곤 했던 산짐승과 그들의 흔적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참조: Swimrun: is this the wildest sporting event going? Guardian지 Thursday 12 November 2015 12.51 GM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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