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구복마리나 10시에 도착하여 보니 내가 먼저 와 있었고 윤선장님 및 직원들은 이미 30 피트 얀마 요트를 준비해 놓은 상태이었다. 좀 있으려니 여기 처음 오신 두 커플과 세일링을 좀 해 본 듯 한 젊은 친구가 도착했다. 모두 인사를 하고 곧 승선하였다. 아침 10시 20분 쯤 출항할 때 날씨는 온화하고 바람도 거의 불지 않았다. 기주로 약 1 km 나간 후 웬일인지 윤선장님이 집과 메인 모두를 hoist하자고 했다. 흠... 오늘은 여느 때와 무언가 다른 세일링이 될 듯한 기분이 들었다. 집을 풀어서 펼치고 메인도 셰클에 물린 후 당겨서 올렸다. 시트는 윈치에서 쌩쌩 소리나게 감았다.
안개가 나즈막하게 바다위에 끼여서 바우 쪽에서 견시를 하며 크루 역할을 좀 해 보다가, 새로 오신 분들이 틸러를 잡고 크로즈 홀드로 가조도로 향했다. 가조도는 남서쪽에 위치하니, 바람은 거의 남풍이었다 (봄이니까...). 가조도 근처에 가니 바람이 조금씩 세게 불기 시작해서 배는 힐링이 10도에서 거의 40도까지 되었다. 앞에는 양식장과 어망 흰색 부이들이 어지럽게 펼쳐져 있었고 포트 쪽에는 초록색 항로 안내 부이들이 나란히 줄을 서 있었다. 적색 부이는 저멀리 하나가 있었고 스타보드로 두게 되었다. 가조도 유교 마을 항으로 들어가기 위해 택킹을 두어번 하고 콩크리트 방파제 뒤에 매어 놓은 바지에 정박했다.
가조도 가는 동안 집세일 내리기와 올리기, 축범과 축범 해제 연습을 반복적으로 했다. 집세일 올리고 축범 해제때 메인 세일을 올리기 위해 윈치를 계속 감게 되었는데 이 때 팔꿈치와 어깨 관절에 무리가 좀 간 것으로 보인다. 숨이 차도록 있는 힘껏 grinding 했으니... 배는 튜닝이 잘되어 있어서 인지 웨더헬음이나 리헬음 등의 쏠림이 기분 좋을 정도로 약간 있었다.
유교 마을에서 간단히 식사를 하고 바로 승선해서 어항을 빠져 나오니 뒷바람이 솔솔 불고 있었다. 틸러를 잡고
쿼터링 런으로 북쪽을 향했다. 구복과 가조도 사이에는 상선 항로가 있어서 상선 몇 대가 혼을 불어 대며 앞을
지나갔다. 그 전에 히브 투하여 배가 지나가길 기다리자고 하니 아무도 듣지 않아서 그냥 스타보드로 선회하여
브로드 리치도 앞으로 나아갔다. 윤선장님은 식사 후라 캐빈에서 자고 있었고... 천톤 급 상선이 지나가자 마자
꽁무니 방향으로 선회하며 북쪽으로 다시 향했다. 바람이 자면 기주도 하고 좀 분다 싶으면 세일을 올리고 해서
세일 트리머 역할을 톡톡히 해 보았다. 또한, 집/메인 세일 트림과 트레블러 조작도 하면서 세일링을 해보니
실습 경험은 많이 쌓게 되었다. 그 대가로 어깨와 팔꿈치 관절이 나중에 좀 욱신거렸다 (세일링하고 몸 아픈 적
처음이네... 참 나). 3시 반쯤 구복에 도착해 인사들 하고 헤어졌다.
이제는 완연한 봄이고 세일링 시즌은 이미 우리 곁에 와 있었다. 돌아오는 길에 전남 함평에 들렸다. 지난 여름
목포와 부안을 방문했었으나 가운데 빼 먹은 곳이 함평이라 그 바다를 꼭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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