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생태계 & 역사

우주 탐험과 세일링

데루수 2014. 11. 13. 13:06


모선 로제타호에서 보이는 67P 혜성


오늘 우주탐험선 로제타호로부터 출발한 필래라는 착륙정이 67P/C-G라는 혜성에 성공적으로 착륙했다는 소식이 퍼졌다.  로제타호는 유럽우주국(ESA)이 지난 20년 동안 매년 조금씩 비용을 써가며 꾸준히 개발하고 운영한 탐험선으로 크기는 미니버스만 하단다.  그러면 15피트 남짓 크기의 세일보트로 보면 될까?  혜성 표면에 부딪힌 후 튕겨 나가지 않게 작살 같은 걸로 앵커링을 했다는 필래 착륙정은 세탁기만 하다고 한다.  3 피트 미만의 딩기 수준.  작은 마력의 선외기와 앵커를 갖춘 걸로 보면 됨.   


혜성은 약 초속 20여 킬로미터 속도로  태양계를 질주하고 있고, 그 동안 로제타호는 일단 지구 출발 후 지구와 화성의

궤도를 지나치며 중력장을 이용해 가속을 붙힌 후 몇몇 혜성과 운석을 관찰했다고 한다.  올 8월부터 67P 혜성에 따라 붙어 "스토킹"을 하다가 급기야 딩기급 착륙정으로 접안 후 과학 실험을 할 예정이라고 한다.


태양계에 있는 수많은 혜성과 운석은 지구가 만들어진 50억년 동안 수백만번 이상을 충돌을 한 것으로 보인다.  보통 얼음을 대량 포함하고 있는 데 충돌 때 마다 엄청난 양의 물을 지구에 선사한 것으로 믿고 있다.  또한 이런 우주를 떠도는 작은 별과 돌에서 생명 구조 물질인 아미노산과 유기화합물이 발견된 사실로 미루어 지구 생물의 기원이 아닐까하는 추측도 하고 있다.  그래서 일년에 약 7백만불 정도 비용으로 지난 20년 동안 프로젝트를 해 왔고 지난 10여년 동안 로제타호는 꾸준히 우주를 항해했다고 하는 데...  이번 착륙으로 대량의 혜성 물질을 확보하여 갖가지 실험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되면 앞서 적은 지구 생명 기원 뿐만 아니라 우주 역사에 대한 더욱 많은 자료를 우리에게 알려 줄 수 있다.  


우주 기술 발전은 우주 항법 기술, 저에너지 전자회로 기술, 그리고 인류 사회에 예측 불가능한 이득이 나올 수 있다고 보며, 특히 이번 착륙 성공으로 지구와 충돌할 수 있는 혜성이나 운석들의 궤도를 바꿀 수 있는 기술 완성이 더 가까워졌고, 어쩌면 지구 생태의 생존을 위해 꼭 필요한 기술로 쓰일 수도 있다고 한다.  그래서 이런 탐험과 동반 기술 개발이 값어치가 있다고 보고 있다.


이번 소식을 접하면서 우주 기술에서 몇 십년 앞서고 있는 유럽인들 (아시안에선 일본 중국도 포함)의 오랜 세일링 전통을 떠 올리지 않을 수 없다 .  아는 지인이 세일링하면서 언급한 바에 따르면 우주탐험 기술((비행 기술 포함) 개념 정확히 대양탐험 기술에서 비롯된다고 한다.   많은 예가 있겠지만 우선 용어를 보면, 우주선을 Spaceship, 우주 항법도 navigation, 착륙을 anchoring이라고도하고, 우주정거장에 도킹하는 걸 berthing이라 부르는 등 옛날부터 세일링에서 쓰던 말을 그대로 쓰고 있다.


우주탐험 방법에서도 착륙선을 따로 가지고 다니는 점,  위치 파악, 속도 측정, 천체 관측 또는 이동 예측 등, 16세기 초부터 발달한 대형 범선과 대양 탐험 기술과 사뭇 비슷한 점이 많다.  또한, 실제 우주비행사와 세일러 사이에도 항법탐험 정신, 생존 능력, 위기 대처 능력, 위험 관리 능력 등 유사한 점이 있으리라 짐작된다 (좀 더 기술할 예정).  항해의 목적을 보면 중세 때 유럽인들의 거의 무역과 영토 확장이라는 물질적인 욕심 때문에 항해와 항로 개척을 떠났는데, 지금은 약간 다르게 설명되는 점이 있다.  즉, 우주 탐험의 궁극적 목적은 우주의 역사, 지구 생물의 기원 연구로 보고 있고, 파생 기술의 발전으로 우리 사회에 큰 이득이 된다고 한다.


이번 로제타호는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 무선 송수신에 반 시간 정도가 소요되어 필래호의 궤도 조정이 혜성의 모양과 운동, 로제타호의 궤적 등을 미리 계산하여 짜 놓은 자동 라우팅에 의지했다고 한다.  실로 놀라운 기술적인 업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