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일러와 레가타 (후기)

[스크랩] 에릭과 수잔 히스콕 (Eric & Susan Hiscock) : 50년대초 소형 크루저 대양 항해의 시작 (수정본)

데루수 2014. 1. 18. 00:13


래리와 린 이야기를 듣다보면 에릭과 수잔이 이렇게 했고 저렇게 했다는 장면이 나옵니다.  

실은 에릭과 수잔 히스콕은 래리와 린의 멘토라고 합니다.  에릭과 수잔은 소형 킬보트로 하는 대양 크루징을 처음 세상에 알린 부부로 알려졌습니다.  

에릭은 39년부터 조그만 크루저로 영국에서 가까운

곳으로 항해를 시작합니다. 


맨 처음 환지구 항해를 했던 당시는 1950년대 초 (52-55년) 영국은 2차대전에서 이겼지만 물자가 부족해 40년대 말까지 국민들은 배급을 받았으며,  경제는 밑바닥에서 일어설 기미가 없어서 "해지지 않는" 영국 제국의 빛은 사라지고 사회 전체가 어둡기만 한 시절이었다고 합니다.  그런 와중에 아무도 바다엔 관심이

없었을 터인데 에릭은 느낀 바 있어서여태껏 아무도 생각해내지 못한 새로운 생활 방식(Lifestyle)을 시작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자신들의 항해 생활이 기운이 빠진 영국인들에게 "대리 만족"이지만 하나의 빛처럼 비추어지길 바랬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과소비, 환경 오염, 화석 에너지 의존 등이 사회 문제로 부각되는 요즘에 그들이 제시한 삶의 모습을 보면 에릭과 수잔은 선지자적인 면이 있습니다.  이 항해가 에릭과 수잔의 첫 환지구 항해던 만큼 그 때는 30 ft 정도의 소형 요트를 타고 재미로 지구 구석 구석을 돌아다니는 게 일반인들에게 극히 생소했던 시절이라고 합니다. 요즘 요티들이 대양 크루징에 꼭 필요하다고 여기는 AIS, SSB Radio, Grib 파일, 위성 통신기기, 냉장고, 윈드베인 러더링 장치, 펄링 집세일, 샤워 꼭지, 아이패드, 컴퓨터, 고출력 디젤 엔진, 보조 발전기, 태양광 전지판, VHF, GPS 등은 없었다고 합니다.  항해술에 필요한 육분의(sextant), 항해용 시계, 줄로 늘어뜨려 재는 속도계(Walker trailing log)와 세상 소식을 접할 수 있는 단파 라디오, 그리고 운하 통과시 필요한 4HP 2행정 엔진만으로 갔다고 합니다.  그 후 출판한 책이 "Around the World in Wanderer III"로서 이들의 항해가 미국이나 다른 서방세계로 퍼지면서 부부는 유명인사가 되었고 바다 건너 래리나 린 같은 젊은 피들이 대양 항해 꿈을 키우기 시작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 항해 후 부부는 두번 더 지구 일주를 합니다.  59년 Wanderer III 호(30 ft 슬루프)로 2번째 환지구 항해를 하기 전 영국 방송국 BBC에서 무비 카메라를 주면서 항해를 찍어 오라고 했답니다. 그 후 3년 동안 영국에서 출발해 영국령 가이아나를 거쳐, 파나마 운하 통과, 남 태평양을 지나 타히티와 뉴질란드로 가서 인도양을 지나 아프리카동쪽 해안을 지나 적해로 가서 수웨즈 운하를 거쳐 다시 영국으로 항해하면서 반은 영화 촬영한다고 그 반은 세일링한다고 보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제작된 도큐멘타리가 "서쪽 수평선 너머(Beyond the West Horizon)"인데 이게 63년 영국에서 방송되었다고 합니다.  저는 2014년에 보았으니 딱 50년이 지난 후 입니다. 위 사진은 지금은 다른 세일러 부부가 소유한 Wanderer III가 여전히 대양을 항해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사진 출처: Cruising World 2012 6월 27일자 기사 여기서 클릭).  요즘처럼 어디 가서 폭풍을 만나 죽을 고생했다고 떠들지 않고, 30,000 마일을 세일링하는 동안 수없이 폭풍을 만나서 고생을 했겠지만, 그런 드라마틱한 장면은 나오지 않습니다. 그래서 실제 항해 내용을 통해서 짐작을 해야만 할 정도로, 그냥 편안하게 그들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조그만 보트를 자기 생활의 중심으로 삼아 지구라는 큰 세상을 누비면서 그들에게 주어지는 뭐든지 성실하고 겸허하게 받아 들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에릭은 약 10권 정도의 세일링 기술에 관한 책을 씁니다 (대표적인 책으로 "크루징 바이블" Cruising under sail, Beyond the West horizon 등이 있습니다).  86년 에릭이 죽기 전 부부는 뉴질랜드에서 살았는데 이 때 린과 래리를 실제로 만나서 가깝게 지낸 것 같습니다.  수잔은 영국으로 돌아와 살다가 95년에 에릭이 먼저 간 세상으로 떠났습니다.


Wanderer III의 사진은 여기서 보기 


한창 때 에릭과 수잔 사진은 여기서 그리고 여기서



출처 : 합포 요트 클럽 (Hobpo Bay Yacht Club)
글쓴이 : 데루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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