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일링과 건강
수영이 몸과 정신 건강에 좋은 건 모두 이해하고 있다. 하지만 세일링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선수가 아니고는 잘 모르고 있지 않나 싶다. 딩기 세일링하면서 느꼈는 데... 하루가 저물면 기분 좋게 피곤하다는 걸 경험으로 알고 있다. 어떤 이는 세일링하면서 또는 하고 나서 술을 마시면 잘 취하지 않는다고 한다. 어쨋든가 세일링 자체가 운동이 되든지 아니면 그 환경이 우리 건강에 영향을 미칠 거라는 짐작이 간다.
우선 보트 위에선 여러 가지 힘쓸 일이 많다. 바우맨이나 마스트맨은 핼랴드 당기면서 어깨 등 근육을 주로 쓰게 된다. 또한 태킹할 때마다 풍상 쪽으로 옮겨 가야 하므로 그 때마다 몸 균형을 잡으면서 풍상 쪽 데크로 굴러 가야 한다. 트리머는 태킹하면서 시트 당길 때 팔과 어깨 근육 등을 폭발적으로 쓰게 되고 바로 풍상 건웨일로 올라가서 하이킹 준비해야 된다. 태킹을 자주하게 되면 목에 침이 마를 정도로 숨이 가빠진다. 스키퍼는 돌풍(puff)이 불면 메인 시트 뿐만 아니라 트레블러도 당겼다 놓았다 부지런히 대처를 해야 한다. 또한 다른 크루와 마찬가지로 보트 밸런스에 만전을 기해야 하므로 알게 모르게 온갖 근육을 다 쓰게 된다. 보트가 달리면서 파도에 계속 출렁거리므로 자기 몸 균형을 잡으려면 발바닥이나 히프로 보트의 움직임을 느끼며 상체를 움직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체력적으로 보면 세일링이 지구력 유지와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밖에 볼 수 없다. 좀 더 전문적인 용어를 쓰면 단순 근력 운동 뿐만아니라 산소 호흡이 동반한 심폐혈관 운동이다.
뽀빠이가 어딜 이렇게 달려갈까요?
(텐더 노 저어 저렇게 빨리 갈 데가 어디겠어?)
근육 뿐만 아니라 정말 정신 집중해야 할 역할이 꽤 있다. 스피네커 러닝때 트리머는 스핀 러프의 컬(Curl)을 주시하면서 시트를 놓았다 당겼다 해야 한다. 계속 당기고 있으면 편하겠지만 그러면 보트 속도는 죽어 버린다. 스키퍼 역시 스핀 컬을 보면서 트리머의 동작과 비슷한 역할을 러더링을 통해서 할 수 있다. 둘 다 어떤 스포츠 못지 않은 집중력을 요구한다. 훈련이 되지 않은 초보 세일러들은 5분을 견디지 못하고 딴 짓을 해야 직성이 풀리는 걸 본다. 요새 뭍사람들은 남의 말을 5분 이상 들을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다. 하물며 스피네커같은 천 조각이야...
혼자 타는 딩기에선 무엇보다 멀티 태스킹 능력(multi tasking 여러가지 일을 동시에 함)이 요구된다. 지구력같은 체력도 중요하지만 출발부터 피니쉬 라인까지 계속 메인 세일의 트림 정도를 보며 집중할 수 있는 능력이 첫째 중요하다. 그 시간이 30분 이상되면 보통 사람은 기권해 버린다. 또한 작은 보트라 바람이나 파도 세기에 따라 힐 되는 보트 위에서 민첩하게 움직여 주지 않으면 균형이 깨지면서 보트 속도가 죽어버리거나 심하면 뒤집어 지는 상황이 벌어진다 (capsize). 그러므로 딩기 요트에선 민첩성도 중요시 된다. 이 점은 축구, 야구, 농구 등 구기 종목에서 말하는 민첩성과 속도면에서 약간 차이가 나고 거의 스키 수준의 반응 능력이 요구된다고 본다.
킬보트는 다른 크루와 함께 타면 사람들 사이의 소통이 무척 중요하다 (말없이 조용히 타는 사람들은 뭔가 이상함). 특히 스키퍼와 크루간의 의사 소통이 잘 되어야 보트가 빨리 가는데... 서로가 느끼는 바람과 파도 상황, 틸러나 시트를 통해 전달되는 보트와 자연 요소와의 작용 등에 대한 자료와 정보를 계속 주고 받아야 한다고 한다. 특히, 자신의 포지션에서만 즉각적으로 알 수 있는 세일링 정보가 따로 있으며 이를 그렇지 못한 다른 크루와 주고 받아야 한다. 예를 들어 바우맨은 스타트 라인에 보트가 얼마나 가까운 지 제일 잘 볼 수 있다. 헬름은 러더가 얼마나 물 저항을 일으키고 있는 지 항상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정보를 자기만 알고 있으면 다른 크루들이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하니 결국 경기에서 뒤지거나 크루징 기분을 망칠 수 있다. 그러므로 크루 소통은 팀 워크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다. 이런 훈련이 전혀 되지 않은 뭍사람은 남을 잘 이해 못 시키고 자기도 남의 말을 잘 이해 못하는 경우를 항상 본다. 크루는 포지션에 따라 반드시 수행해야 할 역할이 있다. 이런 역할의 정확한 이해없이 그냥 타고 있어도 의사 소통이 되지 않는다 (경기 중 소통 능력과 전술적인 사고 내용을 나중에 정리).
다음은 세일링 환경이다. 바다 수면 위에 부서지는 포말엔 전하(전기적인 성질을 띤 입자) 이온이 포함되어 있다. 이런 이온이 호흡기(점막세포)를 통해서 인체로 흡수된다고 보는데,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조사하지 못했지만 평소보다 많은 이온이 혈관 속을 흐르다 보면 각 장기 세포를 자극하리라고 생각된다. 특히 뇌세포와 그 활동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궁금하다. 그 기전을 알면 세일링할 때 왜 기분이 침착해지며 상쾌해 지는 지 알수 있기 때문이다. 틀림없이 뇌활성 물질 즉 신경전달물질(세로토닌, 엔돌핀 등)과 상호 작용을 해서 정신 활동에 영향을 미칠 거로 본다. 단순히 산소 공급이 늘어나 그런게 아니라는 게 가설이다 (나중에 알아보고 댓글에 정리). 알코올 분해 능력에도 연관이 있는 지 알아 보아야 겠다.
세일링이 주는 이런 건강 효과가 젊은이 뿐만 아니라 중년 또는 노년의 세일러에게도 크게 의미가 있게 보인다. 우선 앉아서 일하거나 몸을 아예 움직이기 싫어하는 사람에겐 어떤 종류의 운동이나 좋겠지만, 세일링이 주는 독특한 운동 효과는 이제부터 좀 두고 보면서 정리해 보고자 한다.
참조 기사: The Health Benefits of Sailing, Health Fitness Revolu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