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거리 수영의 기본 요소 3가지
몇해 전엔 싫어도 체력 관리를 위해 일주일 한 두번 정도 가까운 수영장에 가서 30분에 1km만 후딱 하고 집으로 쌩 오곤 했다. 수영은 어릴 적부터 꾸준히 했으나 그 이상하지는 않았다. 그러다가 우연히 바다에서 장거리 수영하는 사람들을 보고 "나도 저렇게 수영을 즐기면서 할 수 있을까?"하는 호기심이 생겼고 바로 답을 찾아 여기 저기 들여다 보기 시작했다. 과연 많은 사람들이 장거리 수영을 즐기고 있었고, 올림픽 종목도 생기는 등 장거리 수영은 즐길 수 있는 스포츠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수영장에서 1km 이상 하려고 하면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고 지루하기 짝이 없어 전혀 즐겁지 않았다.
그러다가, 내 수영에 무엇이 문제이고, 개선할 수 있는 기술엔 어떤 것이 있나를 알아보니 참 많기도 했다. 그리고 나같은 사람을 위해서 연습하는 동작도 잘 소개가 되어 있어서 무턱대고 수영 거리를 늘리려던 생각은 바로 접고 다양한 기초 연습 동작을 며칠 동안 해 보았는데... 바로 효과가 왔다. 우선 추진력이 늘어 났고 몸을 편하게 한 상태에서 스트로크를 하니 쉽게 지치지 않게 되었다. 그게 작년 여름이다. 그 후 몇 시간을 해도 지치지 않는 것을 경험하고 여름에 바다로 나가서도 서너번 해 보았다 (기초 연습 포스팅은 여기를 클릭).
지금은 매주 두번씩 장거리 연습한다. 처음 500m 정도는 양쪽으로 팔, 다리, 호흡 동작을 생각하면서 아주 천천히 하다가 그 후 약 2~3.5km 정도 전속력으로 하고 마지막 0.5~1.5 km는 몸 풀듯이 여유롭게 한다. 수영장에 가면 옛날 나처럼 수영하는 사람들을 꼭 본다. 즐기면서 안하는 거 같다. 짧고 빠른 수영만을 하고 있다면 아래 세가지 요소를 생각하면서 오래 오래 지치지 않고 즐기면서 수영할 수 있었으면 한다.
1) 밸런스 잡기 : 이 요소는 모든 몸을 쓰는 스포츠의 기본이다. 밸런스를 잡아야 힘이 나오고, 최고 속력이 만들어진다. 특히 수상 스포츠나 스키에서 아주 중요한 요소로 보인다. 예를 들어 세일링에선 보트의 밸런스가 흩트러지면 같은 바람을 세일이 받아도 속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보트 트림 Trim으로 배가 앞 뒤로 기울어 지는 정도를 조절함). 이는 물에 대한 저항(drag)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수영에서도 몸의 저항을 줄여서 체력 소모를 낮추고 반면 속도를 내려면 밸런스를 첫째로 잘 잡아야 한다. 요령은
- 머리, 몸, 다리가 수평이 되어야 한다.
- 머리를 록스타처럼 헤드 뱅잉하거나,
- 몸을 꾸부정 또는 배를 내린다거나,
- 다리를 밑으로 내려서 수영 동작을 하면 아래에서 설명하는 저항을 늘려서 속도 감소를 가져온다.
2) 저항 줄이기 : 머리, 어깨, 몸통, 허리, 다리, 발로 이어지는 인체의 곡선이 물 속에서 가장 저항이 작다는 유선형에 가깝게 될 수 있을까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스트로크 할 때, 호흡할 때, 킥 할때도 어떻게 하면 저항을 줄일 수 있을 까 생각해 보아야 한다. 그리고 나서 손끝에서부터 타고 내리는 물의 흐름이 발끝에서 마쳐 질 때까지 이어지는 기분이 되도록 해야 한다. 이 흐름이 끊어지는 부분에서 반드시 저항이 생기며 그로인해 속도는 떨어진다. 물이 몸을 타고 흐르는 현상을 층류 흐름(streaming)이라고 보고 흐름이 끊어지는 부분에선 난류(turbulence)가 일어난다고 보자. 유체역학에 따르면 streaming이 되면 저항이 작고 turbulence가 일어나면 저항이 커진다. 저항을 줄이는 요령은
- 머리는 가능하면 숨 쉬기 위해 회전만 해야 되지 옆이나 위 아래로 왔다갔다 하면 저항을 높힌다.
- 스트로크를 시작하기 위해 팔을 앞으로 뻗을 때 최대한 뻗어서 몸을 길게 만든다.
- 어깨도 팔을 따라가면서 최대한 앞으로 내 밀고 가볍게 머리에 붙히는 것이 좋다.
- 물을 당기면서는 반드시 팔꿈치를 꺽어 스트로크 초기에 손바닥이 전진 방향과 직각을 이루도록 한다 (Early vertical Forearm, EVF).
- EVF 할 때 손은 몸에 가까이 붙혀야 즉 배 밑으로 당겨야 저항이 준다 (EVF에 대한 포스팅은 여기를 클릭).
- 킥 할 땐 다리에서 시작한 동작이 발 끝으로 이어지는 기분으로 차는데, 너무 발을 밑으로 깊이 차면 오히려 전진 방향으로 저항이 생겨서 속도가 떨어진다.
- 속도를 낼 때 가장 좋은 킥은 깊이가 얕게 빨리 여러번 차는 것이다. 그렇게 마음먹고 차도 폭이 생각보다 크다.
- 장거리 수영에선 스트로크 한번 할 때 한번 힘차게 차준다. 포인트는 밸런스를 잘 잡고 롤링하면서 한쪽 손과 다른 쪽 발을 몸 중심 쪽으로 모은다는 기분으로 동시에 당기고 차야 몸 전체 근육에서 "폭발적으로" 추진력이 나온다.
좌우 스트로크와 정확히 싱크로(synchro)된 양 킥이 추진력을 만드는 기본 동작이고 이 동작을 에너지 낭비를 줄이며 무한히 반복하는 것이 초장거리를 수영할 수 있는 기술의 핵심으로 본다 (추진력에 대해 나중에 기술).
3) 롤링 잘하기 : 스트로크 할 때 마다 히프에서 시작된 회전력이 허리, 배, 가슴, 어깨를 타고 올라 가듯 롤링을 힘차게 해주어야 한다.
- 롤링하는 몸을 타고 물이 흐른다는 기분으로 해 주면,
- 숨도 편하게 쉬고, 어깨 관절에 무리를 주지 않고, 킥과 스트로크를 힘차게 하는 데 도움을 주게 된다.
위 세가지를 잘 해주면 킥과 스트로크에서 나오는 추진력에 의해 힘들이지 않고 오래 동안 수영할 수 있다고 본다.
이로서 그동안 내 수영을 개선하기 위해서 연습하고 고민하고 답을 찾아 보면서 얻은 생각을 미흡하나마 잘 정리했다.
앞으로 장거리 수영을 더 즐기면서 뭔가 더 새로운 것을 계속 발견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