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일링 Tips

스키퍼와 크루 에티킷 part 1

데루수 2013. 5. 16. 23:41

누구든지 일정 기간동안 시간과 노력을 기울이면 세일링 마스터가 될 수 있다. 이는 반드시 헬음즈맨으로서가 

아니라 집 트리머 또는 바우맨 등 훌륭한 크루로서 대양 항해에서나 레이싱에서 역할을 톡톡히 하는 

세일러를 의미한다.  하지만 마스터가 되는 여정의 출발점에 선 초보자는 다양한 시도를 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그 끝이 불투명하게 보일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국내 경우 초보자들은 주로 세일링 클럽을 찾는 거 같고

이 경우 크루의 세일링 활동에 있어서 선주 스키퍼의 영향력이 매우 클 수 밖에 없다.    

아래 글은 세일링 입문을 설명하는 건 아니고 요트 학교를 통하거나 개인적으로 어느 정도 세일링 기량을

갖춘 입문자를 위해서 쓴 글이다.


현재 세일링 입문 후 경기에 참가하려면 보트가 있는 클럽(동호회)에 가입하거나, 그때 그때 

크루 모집 공지에 지원하면 된다.  하지만 내 경우 클럽 가입도 해보고 크루 모집에도 응해 보았으나,

그 때 마다 선주 스키퍼들이 자신의 역할이나 초보 세일러의 입장을 잘 이해하고 있는 지 항상 의문이 들었다.  

또한, 초보 크루의 경우 팀 구성원의 역할과 책임에 대한 생각은 어렴풋 갖고 있지만 실제로 자신이 

세일링할 때 상황을 판단하고 행동을 결정할 만큼 명확하진 못하다.  또한 스키퍼와 크루간 서로 그런 이야기를 

전혀 하지 않는다 (우리 사회 문화가 그런 건지 아니면 서로 몰라서 그런 건지 좀 답답한 점임).


이런 상황에서 초보 크루로 출발해서 어느 정도 보트를 탄 경험이 있는 세일러 입장에서 나의 경험담과 의견을 

나눌 수 있다면 그 의미는 있겠다고 본다.  크루로서 자신의 역할과 선주 스키퍼와의 관계에 대해 각자 잘 

이해하고 꾸준히 실력을 키우는 기회로 삼아 궁극적으로 자신이 원하는 세일링 마스터가 되는데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래 포스팅은 자발적으로 승선한 레이싱 크루 입장에서 본 자신의 역할과 책임, 선주 스키퍼의 역할과 책임, 

그리고 둘 간의 관계에 대해서 여러 관점에서 본 개인적 의견을 적고 있다.  요트 클럽의 정규 멤버로서

클럽 내 세일링 활동에 대하여 적은 내용은 아니다.  세일링 크루로 경기 참가를 시작하면서 느꼈던 점부터 

우선 말하고자 한다.  



A.  팀 구성원의 요건


주말 세일러로 이루어 진 동호회라도 기본 요건을 만족시키는 스키퍼와 크루들로 구성된 레이싱 팀을 갖춘 후 

경기에 참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경기에 참가할 스키퍼와 크루는 강습과 연습을 통해 세일링 기본을 이해하고 

있어야 하고 다만 경기 경험은 상대적으로 부족해도 무난하다.  하지만, 반대로 경기 참가만 하고 이론과 

연습을 통한 기량을 갖추고 있지 않으면 안된다.  시간과 비용만 낭비하게 되고 아래에서 지적하는 대부분 

문제 발생의 소지가 된다.  


스키퍼와 크루는 각자 seamanship을 잘 이해하고, 보트 핸들링과 스피드를 내는 기술 정도만 갖추어도 

기본적인 요건은 충족하는 것으로 본다.  그 외 경기 중 구성원 간의 신속한 정보 교환과 각자 자발적인 역할 

수행 등이 팀 경기력 향상의 바람직한 요소로 손꼽아지고 있다.  특히 스키퍼와 택티시안 등 일부 크루는 전략적인 

경기 준비와 경기 상황에 따라 알맞는 전술을 펼 수 있는 기량이 요구된다.  


국내 여건상 기본적인 기량을 갖춘 크루를 모집할 수 없으면 요트 클럽 동호회 자체적으로 양성하려는 계획을 

가질 수도 있지만, 이 또한 여러가지 문제를 일으킬 소지가 있어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선주 스키퍼 

역시 체계적인 교육과 레이스 경험을 통해 양성되어야 하고 스스로 배울 수 있게 기회를 마련하거나 재교육이 

되어야 한다.


B. 크루와 선주 스키퍼의 입장과 책임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여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서 뿐만 아니라, 지속적이고 발전적인 팀 워크를 이루기 

위해선 무엇보다 서로 간의 입장과 책임을 잘 이해하고 이를 원만한 팀 구성과 운영을 하는 데 이용할 수 있으면

좋다.  이러한 크루를 모집하고 팀 연습 여건을 마련하는 것이 이상적인 스키퍼의 태도이다 (크루가 못하기 때문임).


크루는 자신의 세일링 기량 향상을 위해 그동안 연습한 기술 발휘 목적으로 경기에 참가한다고 본다 

(세일링 기초 기술을 배우기 위해 경기에 참가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  반드시 요트 학교에서 정식 강사에게 

먼저 배워야 한다).  통상적으로 크루는 경기에 참가하기 위해 안면이 있는 선주의 배를 타게 된다.  그래도, 

우선 선주나 그 팀에 대해 미리 가능하면 많이 물어보고 판단하는 것이 좋다.  온라인 카페에 있는 내용은 

참고할 수는 있어도 경험이 많지 않은 크루는 실제 상황을 파악하기 매우 어렵다.  메일이나 전화로 많이 물어 

본 만큼 더 친해질 수 있고 후회도 덜 할 수 있다 (질문 내용은 나머지 포스팅을 계속 읽으면서 생각해 보기 바람).  

크루가 자발적으로 팀 구성원이 되었을 때, 궁극적으로 팀 경기 성적에 공헌을 해야 겠지만, 이런 장기적인 

목적을 이루기 위해선 적어도 한 시즌 정도의 시간적 여유가 있어야 한다.  즉, 경기를 통해 다른 크루들과 

함께 배를 다루고 아래에서 자세히 기술할 서로간의 역할 및 관계에 대해 경험하고 되새겨 보면서 팀워크가 

필요한 경기를 이해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선주 스키퍼 자신의 팀이 경기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어 자신의 인지도와 클럽의 위상을 높혀 주기를 원한다.

다른 목적을 가지고 있거나 경기 참가 목적이 명확하지 않은 스키퍼는 현명한 크루라면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흔히들 우스갯 소리로 회항비 받으니까 또는 크루 교육을 위해서라고 말한다면 좀 엉뚱한 경우이기 때문에

시간 낭비를 하게 된다.  그 외 경기 참가 자체가 목적이라고 하면 좀 애메하지만 그런대로 받아 들일만 한다.

선주 스키퍼의 입장은 혼자 요트를 준비하거나, 경기에 참가하기는 불가능하므로 필요한 크루를 요트에 태우는 

것이다.  


선주 스키퍼는 크루의 전문성을 이해하고 포지션을 미리 정해 주는 것이 좋다.  선정 과정없이 기분내키는 데로 

임의로 정하거나 오히려 크루의 전문성을 무시한 채, 경기 중 포지션을 임의로 바꾼다거나 해서 실력 발휘 기회를 

박탈하거나, 팀 구성원 역할에 혼란을 주어서는 안된다.  하지만, 다양한 포지션을 경험하려는 크루에게는 

적극적으로 기회를 제공해 주어야 한다.  


A에서 말한 구성 요건을 갖추지 못한 (즉 초보) 크루를 태우는 경우는 예외일 수 있다.  이 경우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할 것은 크루의 안전으로 본다.  그래서 따로 포지션을 정하기 보다 경험이 많은 크루의 보호 하에 두고 간단한 동작을 

도울 수 있도록 하면 된다.  


초보 크루에겐 많은 관심과 배려를 해야 겠지만, 오히려 자기 역할을 잘 하는 경험있는 크루에게 

상관없는 역할을 강요하거나 사전 의논도 없이 기대해서는 안된다.  예를 들어 초보 크루의 교육, 요트 수리 및 정비, 

딜리버리 등 실제 경기와 상관없는 일을 시키는 것을 말한다 (크루가 자발적으로 이런 활동을 원할 때는 자신과 팀의 

부담을 줄일 수 있는지 판단하여 적극적으로 수용함이 바람직함).  예를 들어 요트 소모품이나 딜리버리 활동에 지출되는 

경비는 회항비로 일부 해결할 수 있으며 선주가 전적으로 책임져야 할 사항이다 (배 주인이니까 당연히).


어떤 경우에서도 선주의 주관적인 판단을 앞세워 경기 참가에 필요한 비용을 부담시킨다거나, 부상시 치료 비용을 

거부한다거나 해서는 곤란하다즉, 선주 스키퍼는 기회는 제공하지만, 이를 빌미로 크루를 이용하거나 보호를 

회피하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C. 경기에서 벌어진 상황


위에서 언급한 요건과 이해 관계의 일부분만을 이해하더라도, 아래 예에서 들려주는 경험담에서 무엇이 

문제인지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다.


한번은 국내 경기에 참가했는데 팀이 구성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먼저 100마일 정도 떨어진 경기장까지 

딜리버리 항해를 했다.  그리곤 막상 경기가 시작하는 날 아침 나머지 첨보는 크루들이 도착하였다.  

그런 상황에선 경기 자체가 팀워크라는 취지를 살리기가 어렵다.  


크루의 역할 분담이 명확하게 되지 못하고팀워크를 통한 사전 연습이 없었으니 경기 시작 전부터 마칠 

때까지 갖가지 실수가 나오고 이에 따라 질책과 변명이 뒤를 따랐다.

예를 들어, 출발 전 집 핼랴드를 당겼지만 세일이 피더에 끼워지지 않았고 

스피네커 헬랴드가 헤드가 아니라 클루에 메어지고

스피네커가 포스테이에 감기는 등 크루의 기본적인 보트 핸들링 문제가 발생했다. 이는 기량있는 크루라도

새로운 배에 익숙해 질 때까지 최소한 시간이 필요함을 여실히 보여준다.


경기 도중 피트맨이 집 트리머 역할을 맡아서 해야 했고, 바우맨이 콕핏에서 스피네커 시트 당기기 등 역할에 

혼선이 발생했다.  이는 포지션 선정이 잘못되었고 임의로 포지션을 바꾸는 상황이 발생함을 보여준다.


게다가, 스키퍼는 크루들에게 경기 내내 임의로 이것 저것 시키다가 예기치 못한 문제가 발생하면 

크루의 잘못을 지적하고, 내키는 데로 크루 역할을 바꾸는 것을 보았다.  스키퍼에겐 경기 자체가 초보 크루 

교육시간이고 크루 실수에 마음대로 언성을 높혀 질책할 수 있는 현장이었다.  아주 우스꽝스러운 상황이었고 

두고두고 씁쓸한 기억이 되었다.


항로를 계획하고, 크루들에게 경기에 대해 사전 브리핑하며, 팀워크를 위한 연습을 통해 크루가 경기에서 

최대한의 기량 발휘가 가능하게 여건을 만들 수 있어야 팀 리더로서 스키퍼의 역할을 충실히 하는 것이다.  

일단 경기가 시작하면 준비된 크루에게 의존하여 정보를 습득하고 의사 결정을 위해 소통해야 하며, 

실수가 발생하면 의연하게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   의 스키퍼는 자기 본연의 역할은 등한시 하면서 경기 

도중에 사사롭게 역할 수행에 간섭하고, 짧은 지식과 경험으로 근거없이 크루의 잘못을 그 자리에서 따지러 

들어서는 안된다.  경기를 연습으로 착각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스키퍼 뿐만 아니라 팀 내의 크루도 다른 크루를

대할 때 명심했으면 한다.


D. 크루의 경비 문제


경기참가에 필요한 경비에 대해서 스키퍼 입장과 크루의 입장을 살펴 보기 전 현재는 어떠한 보상도

이루어지지 않는 것 같다.  경기 중 클럽 멤버도 아니고 "외인 구단"인 크루가 결국 클럽 이름으로 며칠이고 

배를 움직이게 하는 데 어떤 형태로든 보상이 없다는 것은 조금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현실은 냉정하게 그렇고 당분간 개선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앞으로 실력있는 세일러들이

많이 만들어져서 이 부분부터 개선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초보 크루는 "값진 경험"을 해 보는 덕으로 어쩌면 무상으로 크루 일을 한다하지만, 기량이 늘고 팀 워크 기여도가 

커지면서 단순히 경험을 위해 경기에 참가하지는 않을 거로 본다.  단순한 경험이란게 항상 값지고 

즐겁지 못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초보 크루를 태우는 클럽 요트엔 항상 취약한 위치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그리고 앞서 말했듯이 경기가 초보 크루의 연습 현장이 될 수 있는데 거기서 어떤 값지고 즐거운 경험을 갖는 지 

의문이 생긴다.


크루는 경기에 참가하는데 교통, 숙박, 음식 등으로 비용을 지불하게 된다.  한 시즌 정도 클럽 경기에 참가

하려고 하면 예상 경비는 금전적으로도 만만하지 않으며 시간과 노력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경기가 일어나는

항구까지 이동해서 모텔에서 합숙하고 끼니는 식당에서 해결해야 한다.  스키퍼도 크루와 마찬가지로 비용이 

발생하지만, 다른 점은 운항 거리에 따라 회항 비용 및 웬만큼 하면? 입상 수입이 발생한다.  하지만 이런

수입은 절대로 크루의 비용 절감를 위해 쓰여지지 않는다.  오히려, 장비 손상, 분실 등에 크루의 책임을 

물어서 배상해 주는 경우도 발생한다.  그래서 이런 점을 보면 현 상황에서 자발적으로 클럽 배를 타는

크루 세일러들의 입장이 참으로 취약하다고 본다.  크루의 부상시 대책을 생각해 보면 더 그렇다. 

우스운 것은 사고시 비상 대책을 어떻게 세우겠다거나, 사후 원인 등을 따져서 조치를 한다는 것은 고사하고,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각서에 사인을 요구하는 책임한 경우도 허다하다 (경기 참가 신청할 때 보면 요트협회가 

앞장서서 이런 짓을 한다).  즉, 단순히 선주라고 해서 임의로 결정하고 크루의 시간, 노력, 비용에 대해 

간과하는 것은 여러모로 문제 발생 소지가 있다.  전적으로 크루 입장에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들리지만, 

선주 스키퍼의 입장에서 보아도 공정한 대책이 준비되어 있고 보상이 이루어지면 그 팀엔 기량있는 크루들이 

더 잘 모이지 않을까라고 생각하고 앞으로 그렇게 발전했으면 한다.